2009년 5월 22일 새벽!

양 팀의 모든 선수들은 물론이고 방송하던 아나운서, 해설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 그리고 TV 앞에서 좀처럼 떠날 줄 모르던 시청자들까지! 모두가 지쳐 있었습니다. 5시간 58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펼쳐진 힘겨웠던 승부의 끝에는 승자도, 패자도, 그리고 기뻐할 여력 조차 그 누구에게도 없었습니다.
<2009년 최장경기 기아:LG전, 출처:스포츠서울>
프로야구 한 팀 선수단은 약 26명(?), 그래도 수시로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한 선수가 지치면 다른 선수로 교체가 되지만 과연 마라톤 같은 개인 종목 또는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 같이 두 선수가 대결해서 승자를 가리는 종목에서 프로야구 최장 시간 경기처럼 오랜 시간 경기를 해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2012년 1월 30일 새벽!

경기가 끝난 뒤 저 멀리 심판 좌석 뒤에 보이는 5:53! 한 동안 멈춰 있을 것만 같은 숫자!
2009년 프로야구와 달랐던 것은 기쁨에 겨워 승리를 자축하는 선수와 7차례 연속 한 선수의 벽에 부딪히며 세계 1인자의 환호를 지켜 봐야만 했던 선수가 있었다는 점!

두 선수 모두 자신들의 파이팅에 자랑스러워 했고 코트 위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탓에 25억 가까이 되는 상금을 받는 자리에서도 그들은 마냥 기뻐하지 못하고 가냘픈 의자에 몸을 맡겨야 했습니다.

<2012년 호주오픈 남자 결승 시상식 장면>
사실 두 선수의 대결은 호주오픈 결승전을 앞두고 세간의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한 때 세계 1위에 오르며 남자 테니스계를 호령하던 라파엘 나달이 2011년 초부터 무서운 기세로 올라 오는 세르비아 폭격기, 노박 조코비치에게 번번히 무릎을 꿇으며 2인자로 내려 앉았던 터라 이번 결승전에서 나달은 반드시 자존심 회복이 필요한 순간이었죠. 2011년 라파엘 나달의 유일한 그랜드 슬램 우승은 노박 조코비치를 상대로 했던 것이 아닌, 로저 페더러를 상대로 했던 프랑스 오픈 우승이었기 때문에 그가 이번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는 모든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과 같았을 것입니다. 이어 열렸던 윔블던, US 오픈 등 2011년 그랜드 슬램 결승전에서 노박의 벽에 연이어 막히며 나달 자신 뿐만 아니라 그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이 그의 우승을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리고 결국 나달의 우승 분위기가 무르익었습니다. 이틀 전, 앤디 머레이를 상대로 5세트 접전 끝에 힘겹게 결승에 오른 노박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 기간 내내 ‘꽃 알레르기’에 시달리며 호흡 곤란을 호소했고 나달보다 준결승 이후 휴식 시간도 절대적으로 부족(24시간 이상)했기 때문에 경기 시간이 길면 길수록 나달의 우승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 예상되었죠.
그리고 저 또한 기아자동차의 스포츠 마케팅을 위해 일을 하는 사람으로써 기아차의 홍보 대사인 라파엘 나달의 우승을 간절히(?) 기원하던 바였습니다. 사실 두 가지 마음이 있었지만 이 곳에서 못 밝히는 것이 참 안타깝기는 하네요.
결승전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양 팀 선수의 불꽃 튀는 경기가 펼쳐졌고 결국 세트 스코어 2대 2! 이쯤 되면 누가 봐도 체력에서 앞서 있는 라파엘 나달의 우세가 점쳐졌을 것입니다.

<5세트 도중 코트에 쓰러지는 노박 조코비치>
시간이 지날수록 조코비치의 숨소리는 거칠어 졌고 양 선수가 오래 된 랠리(제 기억으로는 약 30회 정도?)를 벌이며 라파엘 나달이 포인트를 뽑아 내자 조코비치는 허탈하고 힘에 겨운 나머지 코트에 나뒹굴었죠.
관객들은 양 선수의 파이팅에 새벽 1시간 넘은 시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고 우리 팀원들 역시 넋을 놓고(?) 경기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나달이 조코비치 상대 6연패 사슬을 끊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할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나달이 마지막 순간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결국 승부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조코비치에게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넋 나간 표정의 이경열 차장, 이동한 차장, 김성헌 대리>
결국 이 날의 승부는 아시는 바와 같이 라파엘 나달의 또 다른 그랜드 슬램 결승전 패배로 끝이 나게 되었고 그는 다시 한 번 금년 5월 열릴 프랑스 오픈에서 설욕을 다짐해야 했습니다.

이 역사적인 순간,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스포츠마케팅 팀원들은 기아자동차 해외프로모션 팀과의 멋진 호흡을 통해 기아자동차의 함박웃음을 만들어 내는데 일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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